공지사항

코로나 속에도 훈풍 부는 철강···탄소중립이 과제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1-05 16: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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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지난해 철강업계는 코로나19 시국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작년 3분기 기준 포스코 3조1170억원, 현대제철 8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각각 전년 대비 365%, 237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도 248% 늘어난 2985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모두 2021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기업이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철강업계는 역으로 최대 호황을 누린 것이다.

이처럼 철강업계에 훈풍이 불었던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 중국이 철강 감산 정책을 펼치며 후판, 철근 등 전 제품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철강은 반도체 등 부품 업종과 비슷한 면이 있다.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가격이 올라가고, 이것이 업계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이와 더불어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가 확대된 것도 철강업계 호황에 일조했다. 가격이 오르며 수요까지 확대됐으니 호황을 누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위드 코로나 시행의 원년이 될 올해도 철강업계에겐 나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철강 수요는 18억9600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며 위드 코로나를 실시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움츠렸던 전방수요가 더 살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보였던 소비 회복세가 보다 다양한 국가에서 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업체들로선 내수와 수출 부문 모두에서 수요 진작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해 중국 현지 상황이 주목된다. 우선 헝다그룹 이슈가 어떻게 이어질 지가 변수다. 헝다그룹이 파산하고 이 사태가 중국 부동산 및 건설사업 중단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철강 수요 위축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헝다그룹 주식은 지난 3일 홍콩증시에서 거래중지 됐다.

중국이 유지하고 있는 철강 감산정책은 탄소감축 차원에서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조강생산량 감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2월 베이징올림픽을 염두에 둔 성격이 큰 만큼, 올림픽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현재로선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현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전망과 반대 분석이 모두 나오고 있다.

초(超) 고성장을 이룬 작년 대비 성장률은 주춤할 수 있지만, 철강업계는 이처럼 전반적으로 위드 코로나 속에서 나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코로나19 상황과 무관하지만 탄소중립과 관련한 부분이 내년도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했다. 재계에선 불과 8년 남은 시점에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목표를 설정했다며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태생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심거리다. 포스코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2030년까지 적용하기엔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더 이상 탄소중립이라는 이슈를 무시하고 실적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인사는 “철강은 업종 특성 탓에 온실가스가 다량 배출된다”며 “그럼에도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해당 목표를 맞추기 위해선 설비 등을 바꿔야 하는데 기간과 목표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결국 생산을 조절하는 사태까지 가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2020년 기준 국내 철강업계 탄소 배출량은 국내 전체 산업 배출량 중 30.2% 수준에 달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모두 올해 신년사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있는 탄소국경세 등 이슈에 대해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갈지 주목된다.